하이 피델리티 High fidelity
지은이 : 닉 혼비
옮긴이 : 오득주
펴낸이 : 미디어2.0
영화로도 몇 번 본 경험이 있지만, 책으로 읽기는 처음.(우리나라 영화제목은 어이없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내용은 다 알고 있고, 책은 두껍고, 그래서 읽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7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8월에 끝냈으니..;
몸은 다 컸지만, 속알맹이가 아직 말랑말랑한 아이같은 남자 로브가 조금씩 성장해가는 이야기. 예전에 어른들 말씀에, 남자는 30살이건, 40살이건 애라고 하셨는데, 읽다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끄덕. 근데 나도 그렇게 성숙한 어른의 알맹이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약간은 로브에게 감정이입되어서 읽었다. 물론, 나중에는 로라에게 동화되어 로브의 행동에 짜증나기도 했지만.
근데 결론적으로, 여자는 꼭 이렇게 남자를 키워줘야만 하는 존재인가? 같이 데리고 살기 참 힘드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데리고 살아야하는겨?!
<밑줄긋기>
모든 남녀 관계에는 뜨거운 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뜨거운 감정이야말로 연애할 때 격렬한 추진 장치가 된다. 그것은 처음 인연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고, 걸림돌을 만났을 때 극복하는 힘이 된다. 그러다 추진 장치의 위력이 사라지고 멈춤 표시가 나타나면, 그제야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게 된다.
▶ ▶ ▶ 앇! 옛날 남자친구가 이거랑 비슷한 얘기 했었어! 걔도 이거 읽은 거?
어떻게 반만 장전된 상태로 발사될 수 있었는지, 도시로 나가기 위해 기를 쓰고 변두리를 떠났건만 결국 도시에서도 엉성한 변두리 삶을 그대로 살고 있는지는 말이다. 그게 바로 나다. 그게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우린 '빅'에 나오는 톰 행크스 같아. 어른 몸 속에 갇혀 어른으로 살도록 강요당하는 여자 아이와 남자아이.
▶ ▶ ▶맞다, 맞아. 어른으로 살아가기를 강요당하는 현실...이거 세계 공통이구나..
그냥 삶이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선택의 여지를 열어놓는 것 말고 그 이상의 뭔가를 말이야. 넌 할 수만 있다면 네 남은 평생 선택의 여지를 열어놓겠지. (중략) 그런데 말이야, 네가 선택의 여지를 열어놓는 내내 실은 그것들을 다 닫아버린 거나 다름없어.
그 사람이 뭘 좋아하느냐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것을.
▶ ▶ ▶그래, 소개팅 퇴짜 좀 작작 놓자...;;
사람은 쓸데없는 욕심은 버리고 주어진 한도 내에서 그럭저럭 살아가게 마련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다.
'읽다'에 해당되는 글 33건
- 10:22:18 하이 피델리티
- 2008/08/19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의 삶 (6)
- 2008/08/19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6)
- 2008/07/17 어색해도 괜찮아 (13)
- 2008/06/12 카페도쿄 (12)
- 2008/06/05 안녕, 아빠 (4)
- 2008/03/24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11)
- 2008/01/29 네멋대로 행복하라-꿈꾸는 사람들의 도시, 뉴욕 (8)
- 2008/01/14 2007년 책 정리 (12)
- 2007/12/22 일요일들 (11)
- 2007/12/06 불편한 진실 (17)
- 2007/11/30 인간과 그 밖의 것들 (4)
- 2007/11/29 거짓말의 거짓말 (7)
- 2007/11/16 반전 (6)
- 2007/11/16 관계의 재구성 (2)
- 2007/10/27 내 나이 서른 하나 (6)
- 2007/10/23 천 유로 세대 (6)
- 2007/10/16 파피용 (9)
- 2007/10/15 혼자 있기 좋은 날 (4)
- 2007/10/09 내 말 좀 들어봐 (8)
지은이 : 폴 오스터
옮긴이 : 김경식
엮은이 : 열린책들
생각해보니, 이 책은 내가 국제도서전에 갔을 때 충동구매했던 것. 책 표지가 예뻐서 전시용으로 그냥 방치해두다가 최근에 읽었다. 폴 오스터의 책은 죄다 너무 두껍고 무거워서 돈주고 사기는 싫었는데, 마침 얇은 게 있길래 내용도 안보고 샀다.
내용을 설명하자면,
소설 작가(마틴 프로스트, 男)가 혼자 한적한 시골별장으로 여행(?)을 갔는데, 그 집에 갑자기 클레어라는 여자가 나타나서, 둘이 동거를 하다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근데 이 여자는 인간이 아니었던 것. 그래서 클레어의 정체를 계기로 약간 미스테리물로 가는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고, 클레어는 뮤즈처럼 작가 곁을 떠도는 작가혼(작품을 쓰게 하는 원동력?)의 상징이었던 것. 마틴은 클레어를 사랑하기 때문에 곁에 두고 싶어하지만, 작품을 완성하면 사라지는 것이 클레어의 역할인 것이다. 과연 마틴은 소설을 완성하고, 클레어는 그대로 사라져버릴 것인가!
소설형식이 아닌 시나리오 대본 형식의 글을 읽어본 지가 언제였는지...(한10년?) 처음엔 약간 적응 안됐지만, 어느새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더라. (역시 폴 오스터!) 그리고 이 작품은 폴 오스터가 직접 감독하고 영화로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로 만들고 나서 책이 나온 거.
← 이것이 영화 포스터.
포스터는 맘에 든다. 저 장면은 더 많이 사랑할수록 멀어지는 연인관계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책 내용의 한 장면이기도 하지만.
데이비드 듈리스David Thewlis=Martin Frost
이렌느 야콥 Irène Jacob=Claire
근데 책 읽으면서 상상한 나의 주인공들이 이런 배우들로 캐스팅되었다니, 감독(오스터)은 만족했을지 모르지만, 난 대실망! 데이비드 듈리스 코 너무 크고, 이렌느 야콥은 내가 상상했던 클레어보다 너무 늙었슈.(미안)
영화 예고편
<밑줄긋기>
우리 보는 것들은 그 자체로는 우리가 보는 것들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의 주관이나 우리 오감의 주관적인 형태를 포기한다면, 공간과 시간 안에 존재하는 객체들의 모든 성질이나 관계들은, 아니 공간과 시간 그 자체까지도, 사라져 버릴 것이다.
▷▷▷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의 한 구절을 클레어가 마틴에게 읽어줌
포르투나토 : ....그럼 어디 출신이시오, 형씨?
마틴 : 뉴욕.
포르투나토 : 뉴욕 시?
마틴 : 뉴욕 시.
포르투나토 : 그렇다면 당신은 외국인이구만, 안 그래요?
마틴 : 왜죠?
포르투나토 :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뉴욕은 유럽 해안가에서 떨어져 나온 섬이래. 그건 진짜 미국의 일부가 아니야.
포르투나토 : 우리의 탐욕 때문에, 모든 사람이 빌어먹게도 많은 것들을 원하기 때문에 이 지구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차도 너무 많고, 발전소도 너무 많고, 세탁기도 너무 많습니다. 지구를 구할 유일한 방법은 작게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요.
▷▷▷ 이것은 지다님과 꽤 많이 얘기해 온 우리의 주된 화젯거리.
포르투나토 : <부시 패주기.>(손으로 누군가를 패는 듯한 동작을 한다) 부시....패주기. 아시겠습니까? 자신을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불렀던 개자식을 암살하기 위한 음모에 관한 이야깁니다.(........) 저는 그 자식을 경멸합니다. 그는 위험한 거짓말쟁이고, 미국 사람들에게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은 상처를 줬습니다.
▷▷▷폴 오스터도 부시 싫어하는겨? 대체 미국사람들 중에 부시 지지하는 애들은 누구? 하긴 우리나라도 2MB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깐.
퀴리올 : 이 영화의 중심축이 되는 신은 클레어가 죽고, 마틴이 자신이 쓴 이야기의 원고를 태워서 그녀를 되살려 내는 장면이다. 당신은 글쓰기가 위험한 무기라고 생각하는가? 글쓰기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폴 오스터 : (......)오늘날 전 세계에 투옥되어 있는 작가들을 생각해 보라. 하지만 글쓰기가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아니, 글자 그대로는 아니다. 한 권의 책은 기관총이나 전기의자가 아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때로는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 당신으로 하여금 멈춰 서서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 폴 오스터 + 셀린 퀴리올과의 인터뷰 中
지은이 : 알랭 드 보통
옮긴이 : 정영목
엮은이 : 청미래
사람들이 왜 '보통, 보통~' 거리나 했다. 아, 이래서였구나 싶었다.
벨로님이 우리는 사랑일까 를 읽으셨다고 했을 때부터 알랭 드 보통을 한번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제사 읽었다.
예전 어떤 지인은 실용서를 주로 읽고, 소설(특히 문학)은 왜 읽는지 모르겠으며, 문학에서 대체 뭘 배우냐고 했었는데, 만약 그때 내가 알랭 드 보통을 알았더라면, 제대로 반박을 해줄 수 있었을 거 같다. 이처럼 개중에는 소설을 무시하고 읽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번 소설의 매력에 감탄했다. 단순한 사랑이야기지만, 그 평범한 이야기 속에 인간관계의 심리학과 철학을 잘 버무려넣은 소설이었다. 사람들이 만나고 사귀고 헤어지고,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기까지의 연애의 과정을 이렇게 철학적으로 분석한 소설이 또 있을까 싶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혀서 사고나서 금방 읽었다. 곧 우리는 사랑일까도 빌려 볼 예정.
# 밑줄긋기
지난 5월에 우연히 동네에서 만화대여점을 발견하고, 또 그곳에서 지다님이 사서 보라던 '어색해도 괜찮아'를 만나게 되었다. 근 한달간 만화책 빌리러 안갔는데, 이제서 또 이런 뜬금없는 포스팅을 한다. ㅋㅋ
이 만화는 만약 내가 좀 더 어릴 때 읽었다면 더 공감했을 거 같다.
특히 대학교때 읽었다면 말이다. 그때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 만화를 읽었다면 그렇게 조바심내지 않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작품에서의 섬세함이란 여러 종류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권교정님의 섬세함은 여지껏 만난 작가들의 섬세함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는 섬세함이었다. 이를테면, 일반 소설에서의 기승전결의 강도가 1→2→3(최고)→1 이라면, 권교정님의 기승전결은 1→1.2→1.5→1.3→1.1→1 이랄까. 서서히 올라가고 서서히 내려온다. 그리고 최고조라해도 일반 소설의 그것의 반정도밖에 표현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도 재미(감동)가 반밖에 안되는 것은 아니고, 좀 다른 형태의 감동이랄까.
지다님 말마따나 사서 보면 좋을 거 같다.(급결론)
그리고 아래는 읽으면서 메모해둔 좋은 부분.
강이 지금 목에 걸고 있는 게
내가 선물한 목걸이라는 사실 자체가 무슨 큰 벼슬이라도 한 듯 으쓱해져.
난 항상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굉장히 용감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널 좋아하는 이상 용감해지기는 다 틀린 것 같아.
좀 더 보통의 남자애였다면
나 조금은 자신을 갖고 이것저것 기대해 볼 수도 있을 텐데.
*강=남자 주인공 이름, 한 강.
벼랑에서 떨어졌다
구름 위를 날았다 하는 기분
마음이 왔다갔다 갈피를 안 잡히고...
그게 자연스러워보이니까.
그건 나한테 꽤 중요해보이거든.
아주아주 자연스럽게.
자신한테 맞고도 필요한 것을 향해서 말야.
자기 내부의 나침반 같은 것이 반응해버려서
다른 길은 돌아볼 여지없는,
절대적인 방향감각 같은 거랄까.
그래서 그런 것이 있는 사람은 헤매지 않지.
+그래,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용기일 수도 있을 거 같다.
지은이 : 임윤정
펴낸이 : 황소자리
노나또님이 빌려주셔서 읽음.
커피 좋아하고, 까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책.
근데 중간에 까페 주인과의 대화까지는 좋았는데(인터뷰 같기도 해서), 자기 친구하고의 대화를 끼워넣은 건 불필요해보였다. 그 부분 때문에 이거 뭐 작가가 까페 많이 다녀봤다고 자랑하려고 책 낸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부러워서 그런다..)
마침 이번 여름에 도쿄에 가야되기 때문에, 책에서 보고 마음에 들었던 곳을 골라서 한군데라도 가볼 작정이다.
<마음에 들었던 까페>
■ 마메히코
- 토큐 세타가야센 산겐자야 역 앞.
- 레토レット가 주메뉴.
■ 비브멍 디망쉬
- 가마쿠라 위치.
- 오므라이스 최고.
- 브라질 음악이 독특.
- 가는길: 가마쿠라 역->버스 정류장 보이는 곳으로 나오면 오른쪽에 스타벅스+수퍼마켓,
왼쪽에 승차권 판매기, 맥도날드
왼쪽으로 돌아서 빨간 문이 세워진 코마치 도오리 로 돌아.
코마치 도오리 에서 첫번째 사거리 나오면 좌회전.
걷는 방향의 오른쪽에 클라로, 초록 간판의 까페 비브멍 디망쉬!
<까페는 아니고, 가보고 싶은 곳.>
■ 시모기타자와의 카레빵!
가는법: 신주쿠->오다큐센, 시부야->이노카시라센 타면 됨.
역 남부 출구로 나와->대형 게임센터->상점가 좁은 골목에 카레향 → 카레빵집!!
■ 에노덴
에노시마의 바닷가 철도를 달리는 전철.
에노덴은 슬램덩크에 나와서 유명함.
커피기구에 대한 그림 설명으로 공부가 된다.
- 네르 드리퍼: 천으로 된 필터..
- 칼리타식 드리퍼: 아랫면에는 구멍이 세 개. 종이 필터
- 코노 드리퍼: 구멍이 한 개.
- 프렌치 프레스: 원두를 포트에 담고 물 부은 후, 걸음망을 내려(press).
안녕, 아빠
Goldfish went on vacation
글쓴이 : 패티 댄
옮긴이 : 이선미
펴낸이 : 예담
읽은 날 : 2008.06.03
다행히 책 받은지 한달은 안넘겨서 책을 읽었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원제가 '금붕어가 휴가를 갔다'였다. 아마도 책에 실린 이야기 중, 자식이 기르던 금붕어가 죽은 사실에 대해 부모가 '금붕어가 휴가라도 갔나보다'고 사실이 아닌 거짓말을 하는 것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싶다.
부모들은 혹은 우리들은 가슴 아픈 현실(상실)과 마주하기 싫어서 스스로와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는데, 모른 척 하고, 잊어버리는 것은 결코 산뜻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거다. 다 알고 있겠지만, 우리 앞에 문제가 있을때 그것을 피해서 지나갈 지, 아니면 그 문제를 부수든, 던져버리든 끝장을 보고 지나갈 지에 따라서 또 다른 인생길이 열린다. 내 경우엔 어떤 면은 확실히 집고 가는 반면에, 어떤 것은 그냥 방치해두고 어영부영 넘어가기도 한다. 어영부영 넘기고 있는 그런 일들이 나중에 썩고 냄새나는 어떤 문제로 떠오를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금붕어가 죽은 사실에 대해서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고, 사실 그대로를 알려주자는 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다. 자식이 어리다고 해서 가슴아파할까봐, 혹은 안좋은 영향을 미칠까봐 사실을 은폐(?)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좋다는 것이다. 죽음이 우리의 일상에서 굉장히 먼 남의 나라 이야기같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살면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부모들이다. 그것이 일상임을 어릴 때부터 알려준다고 해서 자식이 삐뚤어지는 것은 아닐게다.
아무튼, 모든 상실감에 마주해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너무도 담담하게 눈물 흘릴 여지도 주지 않는 작가의 문체를 참으로 잘 살린 번역인 것 같았다.
<<옮긴이 추천의 글 중에서>>
<<밑줄긋기>>
◆ 부모님이 아픈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돌볼 때 주의해야 하는 세가지가 있어요. 우선 아이들은 자신 때문에 부모님이 아프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에요. 자기가 잘못해서 이렇게 된 것이냐고 반복해서 물어올 겁니다
둘째, 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백번이고 말해줘도 자기가 같은 병에 걸릴까봐 걱정을 해요. 셋째, 정말 아플 수도 있고 관심을 끌기 위해 아픈 척할 수도 있어요.
◆ 만약 누군가 햇살 좋은 캘리포니아에서 뉴욕으로 오는 버스를 처음 탔다고 생각해봐요. 이런 경우에 그 사람에게 도착하게 될 장소를 설명해주는 게 도움이 되죠. 왜냐하면 제일 처음 보게 될 터미널 풍경이라는 것이 그 사람이 마음 속에 그리고 있던 뉴욕과 많이 다를 테니까요.① 절대 아름답지 않은 곳이잖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건너뛸 수는 없잖아요. 터미널을 거치지 않으면 뉴욕에 들어설 수조차 없으니까요.
(사족)
①=>왜냐하면 제일 처음 보게 될 터미널 풍경은 그 사람이 마음 속에 그리고 있던 뉴욕의 풍경과 많이 다를 테니까요.
라고 해도 좋았을 듯 ^^
글쓴이: 장 지글러
옮긴이: 유영미
펴낸이: 갈라파고스
사둔지는 꽤 되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3월초에 다 읽었다.
표지의 사진을 보면서 생각했다. 더 참혹하고 더 보기 힘든 사진을 넣었어도 좋았겠다고. 왜냐면, 현실이 그러니까.
내용을 읽으면서는 "불편한 진실"과 맘먹을 만큼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매번 반성하지만)나 자신이 얼마만큼 자기연민이 강하고, 실속없는 사람인가를 반성하게 되었고.
뭐,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할 것보다는 이 책을 읽고 결심한 게 있다. 올해 목표(버리기, 번역, 건강 그리고 ♡연애♡)에 하나를 더 추가하는 것. 결연을 해야겠다! 아래 중에서 한 곳을 통해서.
어린이 재단: http://www.childfund.or.kr/
컴패션: http://www.compassion.or.kr/
월드비전: http://www.worldvision.or.kr/html/main.asp
(근데 컴패션과 월드비전은 기독교 ngo라서 약간 거부감이 있다...음..;;)
이번 밑줄긋기도 길다.
밑줄긋기
자유주의 혹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책도 읽어보고 싶다.
키드님이 포스팅하신 [빈털터리 세대]를 포함해서.
네멋대로 행복하라
지은이 : 박준
펴낸이 : 삼성출판사
(어라? 이거 삼성출판사네! 삼성그룹 계열인가? 음...;;)
여행관련책을 읽고 싶어지는 시기가 있는데, 마음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몸이 메여있을 때이다. 주로 연초, 연말이나 7~8월쯤. 아! 봄도 좀 그렇다. (←뭐냐 결국 안 떠나고 싶을 때가 없잖아!ㅋ)
하여간 그럴 때는 여행관련서 사재기를 하는 편인데, 이번엔 그런 건 아니었고. 춥다고 도서관에 안가서 그냥 사서 보려고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다가 이 책이 위시리스트에 있길래 덩달아 산 책이다. 사실 '온더로드'는 여러면에서 굉장히 좋았었는데, 이번 것은 서점에서 봤을 때 그리 끌리지 않았고, 또 요즘 넘쳐나는 뉴욕여행기(뉴욕 붐이야?) 속에서 이것도 장삿속으로 낸 책인가..싶어서 읽을 마음이 없었다. 그래도 적어도 엄정화가 쓴(?) 뉴욕여행기보다는 낫겟지..싶어서 그냥 사버렸다.
일단은 전처럼 사진과 글이 잔뜩 들어있었지만, 역시 흔해빠진(사진으론 많이 봐온) 뉴욕이라 그런가,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더라. 물론,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명소는 현지인들은 안가는 명소일 뿐이다..는 등의 좀 색다른 면을 알려주긴 했지만.
그래도 여행기(記)나 꼭 가봐야할 곳, 쇼핑할 곳 등을 알려주는 다른 여행관련책과 달리 인터뷰형식을 유지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다만, 온더로드는 그야말로 지나가는 사람 혹은 지나가다 머문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았다면, 이번 네멋..은 현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애환 이야기가 많았달까.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값을 구하기 위해 일한다는 점은 암울했다..
하여간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아무래도 속편효과인가?), 여타의 여행관련책과는 달리 특색있는, 읽기 좋은 책이었다. (어제 잠도 안왔지만 읽다보니 다 읽고 싶은 욕심에 늦게 잤다. 눈 아프다;;)
아무래도 이건 내가 미국 자체를 별로 가보고 싶어하지도 않고, 뉴욕이 나온 드라마는 많이 보지만, 딱히 가봐야겠다(or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안해서, 그닥 재밌게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사족)
-그리고 표지커버를 펼치면 뉴욕 지도다.
-편집도 좀 걸렸다. 정신없달까...사진위 글이 꽤나 정신산만해보였다..
-작가가 파리에 갔으면 좋겠다. 뉴욕보다는 차라리 파리에 대한 책을 냈다면 더 좋았을 거 같다.
(역시 개인적 취향 차이?)
★파리여행기 재밌는 거 아시는 분 추천 바람!ㅎㅎ★
<밑줄긋기>
아, 이 남자면 평생을 같이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남자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거지.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만나는 게 쉽지 않다기보다 내가 만난 남자에게 난 당신과 내 남은 삶을 함께 보내고 싶다고 말하기가 어렵다는 거야.
밥을 굶는 그런 고비를 어떻게 넘긴 거죠?
열심히 일 찾아다니고 버틴 것밖에 없어요. 학교 운동장에 가서 공 열심히 던지고.
무슨 말이에요?
사는 게 하도 힘드니까 이제까지 내가 살아온 방식으로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야근이 끝나고 집 근처에 잇는 학교에 가서 공 던지는 연습을 계속 했어요. 그게 나한테는 집중력을 높여주는 훈련이었거든요. 공을 던지면서 어떻게 해서든 어려움을 뚫고 나가겠다는 다짐을 하는 거죠. 그런 자기 주문이 정신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던 거 같아요.
행운 같은 건 나와 인연이 없어요. 꾹 참고 한 걸음 한 걸음 가는 수밖에 없어요. 한때는 너무 힘드니까 원통하기도 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가는 게 정상이잖아요. 뭐든지 쉽게 이루려는 사람보다 이렇게 나처럼 사는 게 정상이잖아요. 누가 날 구해줄 것도 아니고, 내가 재주가 좋은 것도 아니니 한순간에 뭘 탁 터뜨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계속 열심히 사는 거죠. 그러다보면 조금씩 진전하는 게 느껴져요.
무모함 속에 길이 있다. 무모하기 전에는 갖지 못했던 에너지를 무모하게 걸어가는 길 위에서 얻을지도 모른다. 무모하게 걷다보면 당신도 모르는 사이 열린 길이 당신을 인도한다.
우리는 왜 그리 남의 시선을 안고 살아갈까? 삶의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 각각의 삶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나의 가치, 하나의 타입만 존재한다는 건 생각만으로도 재미없지 않은가. 삶은 선택이다. 사회적으로 평범한 삶이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그 삶이 모든 사람이 걸어가야할 삶은 아니다. 행복한 열정을 가지고 살 수 잇다면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당신 인생은 오로지 당신 것이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온전한 당신 삶을 선택하고 순간순간 즐겁게 사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행복과 안정적인 삶은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데서 온다.
사실, 올해 2007년 베스트가 늦은 것은 물론 바빠서이기도 하지만, 게으름이 아니라 그냥 정리하기 싫어서였다. 정리하고 뒤돌아보면 작년에 겪었던 무서운 일이 제일 먼저 떠오르니까.
그 무서운 일은..
근데 작년에도 베스트 딱 이맘때쯤 썼더라. (올해는 더 늦어졌지만)
작년에도 베스트3가 아니었기 때문에 요번에도 되는대로 써본다.순서도 제멋대로 이고.
(이거 왠지 또 포스팅 완성하는데 며칠 걸릴 거 같다. 시작은 일요일1/13이었는데...)
아, 내용(영화부문)이 너무 길어져서 잘라서 포스팅 한다.
2007 최고의 책
아, 올해는 특히 사랑과 환경(자연)에 대해서 생각한 해였다. 사랑 이랄까 연애에 대한 문제는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사랑에서 환경으로 이어가는 문제까지 생각한 건 거의 처음이다.
불편한 진실
바로 이 책. 이 책으로 말미암아 나는 환경에 대한 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는 엘 고어의 글이 너무나 기억에 남는다. 또한, 나의 소비지향적 삶에 대해서 반성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초부터 나의 소비패턴-지름신 강림-은 전혀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이것 외에 엘 고어가 쓴 '위기의 지구'도 읽어봐야겠다. 지난번엔 대출해놓고 그냥 반납했고.
천 유로 세대
유로화에 대한 인식(한화로 얼마인지..)이 별로 없지만, 정말 재밌게 읽었다. 고전도 물론 좋지만, 시대를 반영한 이런 소설도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서 남는게 있다는 걸 새삼 알았다. 그리고 대학에서 회사로 넘어가는 그 터널을 나는 좀 벗어난 상태이지만, 그 시절을 회상하면서 조금은 현재 생활에 안도하기도 했고.
'88만원 세대'도 읽어봐야되는데 인기가 좋은지 빌리기가 힘들다.
내 말 좀 들어봐
키드님이 추천하신 줄리언 반스의 소설. 이거보다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을 먼저 읽었는데 그것보다 이게 좋았다. '나를..'은 읽으면서 너무 주인공(男)과 동화되어서 막 열받아하면서 읽었고, '내말..'은 읽으면서 혼자 내용을 호러영화로 만들어보기도 했다.
*영화나 책 읽으면서 이렇게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거 좋아한다. 물론, 내용이나 문체가 그럴만한 터전을 만들어줘야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밌는 작품을 읽으면서 내가 주인공이 되거나 감독(작가)이 되는 것이야말로 작품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니까. 근데 예상을 벗어나는 작품이야말로 내가 좋아하게 되는 작품!!
자기 앞의 생
아.. 읽으면서 눈물을 좀 쏟았던 작품. 페이지가 끝났는데도 쉽사리 책장을 덮지 못했던 소설이었다. 물론 마지막 문장에서 납득을 하지 못했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뭔가 더 생각해야될 거 같고, 더 정리를 해야할 거 같은 여운이 남았던 탓이겠지. 이 책은 나중에 사랑을 하게 되서 다시 읽으면 또 느낌이 다를 거 같다.
작년엔 꽤 많은 책을 읽어서 위에 언급한 거 말고도 좋은 게 많았다.
거짓말의 거짓말, 일요일들, 폭풍우 치는 밤에(아, 이거 눈물 찔끔 났었지), 관계의 재구성..
일본 것으로는 다카기 나오코의 初めてだった頃(처음이었을 때), 150cmライフ(150cm인생)시리즈..
근데 책 읽은 것은 영화 본 것처럼 제대로 정리를 안해서 좋은 책 소개가 안된다. 중간에 읽다만 것도 많고..하여간 작년에도 소설을 많이 읽었구나. 항상 독서 비율에서 소설이 앞선다. 올해도 다를 바 없을 거 같고.음.
일요일들
지은이: 요시다 슈이치
옮긴이: 오유리
펴낸이: 북스토리
토요일에 회사에 나와서 일을 하면서, '일요일들'에 대해서 포스팅하는 건 좀 남다른 기분이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사무실 가면 업무 두 개만 하면 자유겠구나..싶었는데, 왠걸! 여느때와 달리 일거리가 쌓여있었다. 일단 급한 걸 하고 나머지는 월요일에 하기로 했다. 뭐, 아직까지도 고민중이긴 하다. 24일에 일찍 퇴근할 수 있으려면 지금 해놓는 게 좋을 거 같기도 하고...그치만, 학원 수업 복습하려고 책도 가져왔는데, 그대로 집으로 가져가면 짐만 될텐데....
그나저나, 나 이거 읽은지 좀 돼서 또 내용이 잘 기억안난다..
하여간, 처음엔 일요일의~로 시작하는 이야기들이 다 한 사람의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또 그건 아니었다. 물론, 각각의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형제가 있긴 했지만.
아, 쓰고보니 이 얘기는 책 이야기랑은 거의 관계가 없다.
잘 기억 안나서 그냥 밑줄긋기로..
일요일의 운세 中
p. 48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
일요일의 엘리베이터中
p. 58
와타나베는 워낙 다른 사람과 같이 식사하는 게 비위에 안 맞았다. 자기가 먹고 있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도 싫었고, 다른 사람이 뭔가 먹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무방비 상태가 되는 거 같다고나 할까. 다시 말해서, 자기가 뭔가 먹고 있는데 그 모습을 누가 빤히 보고 있으면 마치 그 사람 앞에 발가벗고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p.61
좀 더 간단히 말하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점점 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누군가를 싫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일요일의 남자들中
p.127
마사카츠는 만원 버스나 전철을 타고 있으면 꼭 싸움에 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도대체 어떤 싸움이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상대를 앞에 두고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꾹 참고 있는, 그런 기분이 된다고 한다.
일요일들中
p. 208
부조리한 괴로움은 내일을 기다려도 해결되지 않는다.
(+) 여기 오타 약간 많다. 사람 이름도 막 겐지에서 게이지로 바꿔놓질 않나..게이지는 무슨 게임레벨 아닌가?음..
불편한 진실
지은이 : 엘 고어
옮긴이 : 김명남
펴낸곳 : 좋은생각
불편했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이 불편해졌을 거다. 음식을 먹고 소화가 안되는 느낌이랄까, 명치에 턱 하고 뭔가 걸린 느낌이었다. 책의 내용이 소화가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이 보여주는 사진(사실)들이 너무나 충격적이며 명확한 진실이라서 마음이 답답해졌다는 것.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내가 소모하는 모든 것(소비제품)들이, 죄다 환경을 파괴하고 지구를 죽이는 일인 것처럼 생각되었다. 예를 들면 내가 종이에 끄적이는 낙서 한 장. 종이를 만들기 위해선, 나무를 베어내야하고, 그 나무를 가공하기 위해선 또 화석연료를 태워야하고, 가공한 종이를 우리나라로 들여오기 위해선 배로 운반해야하니까 또 화석연료를 태워야하고...그 종이 한 장을 내가 영원히 가지고 있을 수도 없으니까, 버리게 될 경우 재활용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로 버린다면, 그 종이를 처리하기 위해 매립하거나 태우거나 하겠지. 그러면 또 애꿎은 땅이 오염되거나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로 인해 지구 온실화에 영향을 주겠지.. 아...이런 생각을 계속하니까 너무너무 스트레스가 되었다.
영화로도 나왔다고 했었는데, 영화는 못보고 책으로 읽었다. 이런 내용을 영화로 만들 생각을 하다니, 엘 고어는 역시 대단한 사람(정치인)이었다. 이런 불편한 진실들을 책으로라면 잘 보지 않을 거 같았다 (책 자체에도 풍부한 사진과 그래프들이 있었지만). 요즘 사람들은 아무래도 눈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믿지 않으니까(또 보여줘도 믿지 않으니까), 영화라는 대중적인 매체를 이용해서 이런 진실들을 인식하게 만들고 싶었던 거겠지. 물론, 우리나라에선 상영관이 별로 없어서 나는 못봤지만.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개인적 체험에서 비롯된 어느 한 사람의 생각이 결코 쓸데없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광고에도 나왔지,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고. 물론 생각 그 자체를 품고 있어서는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해야지. 엘 고어 역시 단지 한 사람의 인간이다. 생명이 위험할 만큼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당해 고통받았던 아들과 장기간 흡연으로 인해 폐암에 걸려 죽은 누이와 사랑하는 아내를 보면서 그는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이대로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없다고. 그는 자기 자신의 생각을 바꿨고, 세상이 등한시하는 진실들을 일깨워주기 시작했다.
아마 더 많은 사람들이 뜻을 같이 하고 행동으로 옮긴다면, 한 개인의 노력과 변화하려는 의지는 결코 무력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한때 그랬지만, 일반인들 중에는 환경문제, 지구 기온 상승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우리 세대까지만 살고 말자, 지금을 즐기자, 라고 생각하거나, 이렇게 빨리 지구 온난화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으려는 노력이 부족한데, 몇몇 사람이 노력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겠냐고 생각한다. 혹은 경제를 살리려면 환경문제는 포기해야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이 주장은 절대로 반박의 여지가 있다. 일단 이대로(이렇게 기온상승이 가속화된다면)라면 현재조차도 즐길 수 없게 될 것이고, 경제가 결코 망하지 않는, 환경을 살릴 수 있는 또다른 사업이 엄청나게 생겨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행동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지구 온난화의 가속을 지연시킬 수 있다. 가속화의 더 큰 문제는 현재의 기온상승이 1970~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예측할 수 없을 만큼" 가속화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가속화 속도는 지구가 생긴 이래 유래없는 기록이다. 쉽게 말해, 언제 어떻게 될 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an Inconvenient Truth. Inconvenient 의 뜻은, 불편한, 부자유스러운, 형편이 마땅치 않은. 영어사전을 찾으면 제일 먼저 나오는 '불편한'이란 표현이 너무나 적절한 '불편한 진실'이었다.
더 읽어보기+밑줄긋기
설 땅을 잃은 북극곰과 펭귄들, 녹아내린 만년설의 모습을 앞으로 몇 년이나 더 볼 수 있을까.
과연 내가 늙어서라도 알프스의 만년설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이대로라면 불가능하겠지만, 변화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인간과 그 밖의 것들
지은이: 버트란드 러셀
엮은곳: 오늘의 책
재밌었다. 버트란드 러셀의 독설이랄까 독특한 사고는, 움베르토 에코('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못지 않게 웃겼다. 어찌 생각하면 이런 사람들(소위 지식인, 혹은 인문학자)은 심심할 틈이 없겠다 싶었다. 세상 만사 저렇게 참견하고 싶어하고, 관찰하고 분석하고 비평하고 싶어하는데, 인생이 무상하고 무료하게 느껴질 틈이 있겠는가. 더 놀라운 것은 책에 실린 글들이 거의 1930~1940대의 글이라는 것. 2차대전 전, 지금으로부터 60~70년은 더 된 과거 사람의 생각인데도, 2000년대인 지금 현재 내가 읽는데 있어서 시간의 격차를 그다지 느끼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람이 앞서간 것은 둘째 치고 세상은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은 것인지...
유머집이 아닌 뭔가 허를 찌르는 블랙코미디를 읽고 싶다면 추천한다.
밑줄긋기
노령의 위협
p.41
대부분의 노인들은 이런 서글픈 운명을 피할 수 있는 훌륭한 지각을 가졌다. 심지어 자신들이 주창해 온 환경의 변화도 막으려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그러니, 의료기술이 하나씩 늘어갈수록 세상은 더욱더 보수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백년이 더 흐른 뒤에는 대다수 사람이 여든이 넘은 노인일지도 모르겠다.
비겁의 이점
p.60
언론계에서는 월급쟁이 노예들이 백만장자들의 견해를 표현해주기 위해 머리를 굴려야만 한다. 그리고 교육계에서는, 교수들이 무식자들의 편견을 존중해주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아이키우기
p.75
사람은 두번째 생일 이후의 모든 연령에서, 자기보다 많이 늙거나 어린 사람들과의 교제보다는 자기 또래와의 교제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 말이다. (중략) 그러나 부모자식의 경우에는 이 규칙이 무시된다. (중략) 이 고민의 원인은 생리적인 것에 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거의 항상 소란을 떨 필요가 있는 반면 어른들은 근육과 신경을 위해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
세상이 미쳐가고 있는가?
p.96
내가 볼 때 분명한 것은, 경제라는 기계를 다시 정상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작동시킬 때마다 매순간 이윤을 내라고 더이상 요구하지 말아야한다는 사실이다. 서구와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먹을 것이 썩어나는데 세계도처의 산업지역에서는 실업인구들이 굶주리고 있다. 그 음식을 굶주리는 인구들에게 갖다준다면 그리고 그들이 서구 농부들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작업에 배치된다면, 자본가 개인이 이윤을 남기지는 못해도 세계가 좀 더 부유해질 것이다.
현실도피
p.118
그러나 완벽하게 바람직한 현실도피도 잇다. 모차르트는 빚독촉과 부채를 잊어버리기 위해 곡을 만들었고 환상의 세계로 달아날 수 잇었다. 만약 그가 저명한 정신분석가들의 충고에 따랐다면 곡을 만들기보다는, 받는 돈과 지출의 대차대조표를 세밀하게 작성하고 그 두 항목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절약 방안을 짜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 짓을 하느라 수입마저 끊겨버렸을 것이니 우리는 그의 음악을 영원히 듣지 못했을 것이다.
거짓말의 거짓말
지은이: 요시다 슈이치
옮긴이: 민경욱
펴낸곳: 미디어2.0
이 책을 빌릴 즈음, 도서관에서 원래 빌리고 싶었던 책은 '88만원세대'인데, 대출중이라 대체할 만한 책을 고르다가 마땅히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빌린 책이다. 짧아서 금방 읽겠구나 싶었는데,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지 잠이 늘어서 좀처럼 빨리 읽어지진 않았다.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닌데, 내가 아는 바로는 작중 화자(주인공)가 대부분 남자다. 대담하고 쿨한 성격의 남자는 아니고, 약간 소심하고 무딘 성격의 남자.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츠츠이)도 그런 성격. 뭐랄까 크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생각만 많이 하는 남자랄까. 가네시로 카즈키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멋지고 대담한 성격의 남자들(혹은 강한 캐릭터)과는 달리, 내성적이고 안으로 품는 성격의 남자들이 등장한다. 가네시로 카즈키가 이상적인 남성을 보여준다면, 요시다 슈이치는 현존하는 현대남성을 보여준달까.
주인공 츠츠이는 현재 유부남이고, 전남편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혼녀와 결혼했다. 가끔씩 아이와 전남편이 만나는 시간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평범해보이는 이 남자가 알고 보면, 게이 생활(?)을 한 적이 있다는 것도 덤덤하게 보여준다. 물론, 부인은 '거짓말게임'을 통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속으로)충격을 받지만. 부인의 거짓말도 놀랄 만하지만, 츠츠이 자신은 그닥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여지지 않는다. 서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진실일지 모르는 그 사실들에 대해, 만약에 나였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우리는 흔히 믿고 싶지 않은 진실에 대해서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버린다. 왜 흔히들 입버릇처럼 '진짜야? 정말?'이라고 하지 않는가. 믿기지 않는 사실, 예를 들면 누가 사고가 나거나 엄청난 일을 당하면, '너 그거 진짜야?'라던가, '거짓말이지?'라고 말해버린다. 자신의 무의식이 의식에게 진실이 아니라고 강요한다는 느낌이랄까. 또 현실에 없을 법한 사실, 혹은 도피하고픈 현실 앞에선 '이건 꿈이다, 이건 꿈일거다'라며 외면하고 싶어한다.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지 약간의 고통을 주어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피하고 싶어한다. 아니 어쩌면 피하고 도망다니기 때문에 이렇게 오랜 수명을 가지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뭔가 삼천포로 빠진 듯한 이 느낌..맨날 이런식이네;;)
밑줄긋기
p. 56
아직 네 살짜리인데도 아이가 부모를 보살필 때가 있다. 그 남자와 만난 날은 평소보다 더 "아빠!아빠"하며 츠츠이에게 매달린다. 그렇게 매달리면 츠츠이가 기뻐한다는 것을 아이는 안다.
p.95
처음 몇 개월은 너무나 소중하게 다뤘다. 그러다 어느 날 교실 건물 벽에 부딪혀 유리 표면에 상처가 무수히 생기게 됐다. 손가락으로 여러 번 문질러 봤지만 이미 난 흠은 없어지지 않았다. 일단 흠집이 나자 서서히 함부로 다루기 시작했다.
=>물건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한번 상처를 주면 그 다음번에는 더 쉽게 상처를 주게 된다.
p.117
밀려오는 인파가 예컨대 하나의 세계라면, 세계는 언제나 불쾌하고 어딘가 초조하고 또 말이 없다.
p.123
그녀와 다른 시간을 살게 된 지 아직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자신의 시간이 규칙적으로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라면, 그녀의 시간은 저 멀리 수평선으로 사라져가는 하얀 요트다.
2006/12/24 - [읽다] - 워터-요시다 슈이치
http://news.naver.com/moviescene/?ctg=issue&mod=read&hotissue_id=2623&hotissue_item_id=36395&office_id=263&article_id=0000000151
그러나 그 모든 사랑은 생의 한 가운데에 머묾으로써 주변부를 중심으로 바꾸어낸다. 어쩌면 세상의 끝 따위는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울룰루가 세상의 중심일 수 있다면, 그건 아지초도 마찬가지다. 결국 중심을 만들어내는 것은 시선을 소유한 자의 입지일 테니까.
이분 글, 좋다. 내일 출근하게 되어서 일을 좀 설렁설렁 마음놓고 있는데. 우연히 보게 된 글. 책(이동진의 시네마레터? 던가?)이 아닌 인터넷으로 읽는 글은 좀 다른 느낌. 그래도 근본적으로 이 분 글은 맘에 든다.
좀 살만 해졌다. (←근데 이거 띄어쓰기 모르겠다)
랄까, 그냥 하루새 마음을 고쳐먹었달까. 하여간에 그래서 이렇게 놀고 있다.
이건 일종의 '에라이 모르겠다'는 마음일까. 다음주가 두렵지만, 일단 오늘까지는 편히 놀자.
지은이: 하지현
엮은이: 궁리
친구가 추천해준지 어~언 1년(아니, 2년됐나?)이 되었다. 다이어리에 읽고 싶은 책목록으로 올려진 지도 한참 된 이 책. 드디어 다 읽었다. 요즘 심리학책들은 읽기 편하고, 두껍지 않아 금방 읽힌다. 이 책도 그랬고. (아니면 내가 굵은 건 아예 관심을 안보이는 건지도;;←요게 한 80%?ㅋ)
심리학이 무슨 점성학도 아니고, 읽으면서 '아~그렇구나', '맞어, 맞어'를 연발. 우리가 취하는 어떤 태도나 행동에 대해 원인이랄까 근본적 근거를 들어서 설명해주니까 이해하기도 쉽고, 동감도 되고, 어쨌든 굉장히 친절한 책이었다. 굳이 집중하지 않더라도 술술 넘어가는게 마치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지은이 이름만 보고 여자분인 줄 알았는데, 남자분이었다. '지현'이라는 이름은 남자 이름으로는 본 적이 별로 없는데.
밑줄긋기(길다)
지은이 : 야마모토 후미오
옮긴이 : 이선희
출판사 : 도서출판 창해
야마모토 후미오의 소설은 대학 때 처음 읽어본 후로 작품이 없어서 못 읽었는데, 간만에 신작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사려고 했는데,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서 읽었다. ^^v
이렇게 쓰고나서 "야마모토 후미오"로 검색해보니까 작품이 꽤 된다. (이런!) 연애중독, 플라나리아, 블루 혹은 블루, 슈거리스러브, 잠자는 라푼첼, 내 나이 서른 하나. 총 6편 중 내가 읽어본 건, 플라나리아, 연애중독(or러브홀릭), 블루 혹은 블루. 그리고 내 나이 서른 하나. 이렇게 4편. 다 읽어본 건 아니었구나..
후딱 읽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왠지 시간이 걸렸다. 아무래도 장편이 아니라, 단편들이어서 맥이 끊겨서 그런가..
31편의 소설. 31살의 이야기.
원제는 first priority 다. 제1순위 정도로 해석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