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우연히 동네에서 만화대여점을 발견하고, 또 그곳에서 지다님이 사서 보라던 '어색해도 괜찮아'를 만나게 되었다. 근 한달간 만화책 빌리러 안갔는데, 이제서 또 이런 뜬금없는 포스팅을 한다. ㅋㅋ
이 만화는 만약 내가 좀 더 어릴 때 읽었다면 더 공감했을 거 같다.
특히 대학교때 읽었다면 말이다. 그때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 만화를 읽었다면 그렇게 조바심내지 않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작품에서의 섬세함이란 여러 종류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권교정님의 섬세함은 여지껏 만난 작가들의 섬세함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는 섬세함이었다. 이를테면, 일반 소설에서의 기승전결의 강도가 1→2→3(최고)→1 이라면, 권교정님의 기승전결은 1→1.2→1.5→1.3→1.1→1 이랄까. 서서히 올라가고 서서히 내려온다. 그리고 최고조라해도 일반 소설의 그것의 반정도밖에 표현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도 재미(감동)가 반밖에 안되는 것은 아니고, 좀 다른 형태의 감동이랄까.
지다님 말마따나 사서 보면 좋을 거 같다.(급결론)
그리고 아래는 읽으면서 메모해둔 좋은 부분.
강이 지금 목에 걸고 있는 게
내가 선물한 목걸이라는 사실 자체가 무슨 큰 벼슬이라도 한 듯 으쓱해져.
난 항상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굉장히 용감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널 좋아하는 이상 용감해지기는 다 틀린 것 같아.
좀 더 보통의 남자애였다면
나 조금은 자신을 갖고 이것저것 기대해 볼 수도 있을 텐데.
*강=남자 주인공 이름, 한 강.
벼랑에서 떨어졌다
구름 위를 날았다 하는 기분
마음이 왔다갔다 갈피를 안 잡히고...
그게 자연스러워보이니까.
그건 나한테 꽤 중요해보이거든.
아주아주 자연스럽게.
자신한테 맞고도 필요한 것을 향해서 말야.
자기 내부의 나침반 같은 것이 반응해버려서
다른 길은 돌아볼 여지없는,
절대적인 방향감각 같은 거랄까.
그래서 그런 것이 있는 사람은 헤매지 않지.
+그래,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갖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용기일 수도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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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17 어색해도 괜찮아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