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몇 개 '탁'하고 떠오르는 건 있었는데,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여러 영화가 떠올랐고, 그래서 영화 본 연도별로 정리해봤다. (기억보다 기록에 의존하는 나;) 어떤 영화는 보기는 많이 봤는데 언제 봤는지 기억이 안나서 뒷편으로 몰아 썼다.
#무지 길지만, 이거 다 나한테는 베스트임!ㅋㅋㅋㅋㅋ
1998년
쉘로우 그레이브, 타락천사, 중경삼림, 펄프픽션, 춘광사설, Knocking on heaven's door, 친니친니
1998년도는 내가 고3이었던 해였다. 어른들은 열심히 공부만 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 해의 다이어리를 채우고 있는 것은 성적과 공부에 관한 것보다 만화, 영화, 음악...의 이야기가 더 많았다. 기억을 더듬어봐도 사실 내 생애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때는 고3때가 아니라, 중3때였다. 중3때는 오히려 단순했고, 놀 줄도 몰랐고, 놀만 한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1998년에는 다이어리를 꽤 열심히 썼기 때문에 그 기록을 참조했다. 아, 그리고 거의 비디오로 봤다. 주변 환경상 극장에서 영화보기가 쉽지 않았다.
쉘로우 그레이브
대니 보일 영화의 특징 : 친구, 돈, 여자. 항시 여자란 요망하고 비열하게 나온다. 친구와 돈..쉘로우 그레이브와 트레인 스포팅에서는 자신의 친구들을 배신해야먄 돈을 얻을 수 있었다.
- 다이어리에서
당시 '트레인스포팅'이란 영화를 보고 나서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를 찾아보았던 듯 하다. (대니 보일 3부작이라고 써놓고 연속으로 영화감상이 쓰여있는 다이어리) 당시에는 상당히 괜찮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 생각했는데..모든 것이 처음처럼 좋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 하여간, 당시 나에게는 남자들의 세계관이란 저런 것인가..하는 회의감까지 들게 만들었던 영화.
타락천사, 중경삼림=> 4~5번 봤다고 쓰여있다. 그 후에도 더 보았으니 아마 적어도 10번은 봤겠지. 근데도 대사 같은 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영상이 더 기억에 남았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지금도 그 당시의 왕가위 영화보다 더 진하게 잔상이 남는 영화는 없는 것 같다.
펄프픽션
보면서 메모했는지 등장인물들의 특성, 인상적인 장면등이 자세히 쓰여있었다. 이 영화는 타란티노 영화 중에 가장 볼만 한 영화였는데, 그 후로는 따로 찾아보지 않았다. 그나저나 요즘 타란티노씨 뭐하시나?
조폭이 저런 아동틱한 프린트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서 그것도 참 웃겼다. 강도커플의 대사들도 웃겼는데 잘 기억은 안난다.
해피투게더(춘광사설)
기억에 남는 대사가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라고 써있는데, 이 영화 본 지 오래되서 지금은 그 대사가 어떤 의미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나는 당시 동성애에 대해서도 무지했기 때문에, 이 영화는 봤어도 본 게 아닌 거다. (물론, 동성애에 대한 어떤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뭔가 달라지진 않았을 거 같긴 하다. 삭제된 장면이 많다고 하니까.) 영화의 내용도 이해하지 못했던 거 같고, 그냥 음악이 좋아서 ost를 구입했던 영화.
Knocking on heaven's door
이 영화는 단연 음악이 좋았지만, 영화 자체의 이야기도 좋았다. 파도소리도 아직 기억나고..마지막 장면에서 엄청 울었는데 다음날 엄마가 왜 울었냐고 물었는데 대답 안하고 딴얘기로 얼버무린 기억이 있다.
여자들이 주인공인 버디무비로 '델마와 루이스'가 좋다면, 남자들이 주인공인 것은 이 영화가 최고!
극중 인물 중에 보스가 했던 대사가 좋았다.
천국에서 주제는 하나다, 바다지.
노을이 질 때
불덩이가 바다로 녹아드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불은
촛불같은
마음속의 불꽃이야
-다이어리에서
친니친니
1998년에 아마(?)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영화가 이 영화일 것이다. 당시 금성무의 팬이었던 나는 금성무가 나온 영화는 모두 봐야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다. (←이런 걸 팬심이라 하나?ㅋ) 이 영화는 1998년11월21일에 봤다고 쓰여있다. 아마 수능(11/18)이 끝나고 혼자 극장에 가서 봤던 거 같다. 금성무가 연기한 '첸가후'라는 인물은 과묵하고 감정표현에 서툰 사람이었는데, 당시의 나는 그런 사람이 이상형이었다. 첸가후가 너무 마음에 들어, 그 후 인터넷통신(channel-i) 아이디를 가후gahou라고 만들어서 썼다. 근데, 대학에서 중국어를 좀 공부했더니만, 첸가후(중국 발음)의 한자표기가 '家富=gafu'라는 걸 알았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고치고 그냥 습관이 되어서, 지금도 어디 새로운 곳에 가입하면 gahou 를 아이디로 쓴다. 저 장면은 바흐의 '안나막달레나를 위한 소품집(맞나?)'이란 피아노곡을 듣고 있는 것. 영화에 나온 그 피아노곡을 진혜림이 'Lover's Concerto'라는 노래로 불러 ost집에도 들어있었다. (OST도 샀음)
1999년
러브레터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 본 일본영화. (기타노 타케시 영화같은 거 말고)
엄청 질도 안좋은 후진 비디오테잎으로 빌려봤는데, 당시 일본어 완전 초보라 자막이 없는 상태에서 봤더니, 내용이 이해가 안되는 거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대본 다운받아서 다시 보고 내용을 알았음. 말도 못 알아듣는데, 똑같은 배우가 2인역을 하니 당췌 이해할 수가 없었던 거.
배우들도 좋았고(남자 후지이 이츠키 역을 한 '카시와바라 타카시'팬클럽도 들었었음. ㅋㅋ), 음악도 좋았고, 배경으로 나오는 홋카이도도 무척 아름다웠다. 덕분에 일본의 겨울에 대한 어떤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환상은 무참히 깨져버렸고, 엄청난 눈과 실내의 추위가 말도 못하더라. (잘 때도 양말신고 잤음)
또, 이 영화는 하도 많이 봐서 대사까지 거의 외운다. 전체적으로 다는 아니고, 상황별로..;;
지금은 좀 식상하지만(순수함을 잃었어;;), 그래도 참 예쁜 영화였다. 비디오로 몇번이나 봤는데도,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기념삼아 또 봤음. ㅡㅡV
2000년
박하사탕, 도그마, 데스티네이션, 스크림
박하사탕
2000년 1월 1일 0시 개봉. (12/31 밤12시)
밀레니엄이다 뭐다 전세계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개봉한 박하사탕. 새로운 시대다, 어쩐다 해서 들뜬 사람들도 있었고, 이제 곧 지구가 멸망할 거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박하사탕의 주인공이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입이 찢어져라 외쳐보아도, 시간은 돌이킬 수 없고, 여전히 세상은 요모양 요꼴이다.
개봉날에 극장에서 보고 싶었지만, 보신각의 종소리는 가족과 편안한 집에서 들어야한다는 생각에 개봉날에 맞춰보진 못했다. 이창동 감독은 관객을 씁쓸하고 눈물나도록 서럽게 울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데(초록 물고기 때부터), 이 영화도 그랬다. 눈물이 나는 걸 굳이 안 울려고 용썼던 기억이 있다.
도그마 : 케빈 스미스 감독의 영화 중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유명한 영화일까? 벤에플렉과 맷데이먼이 주연을 맡아서 배우덕을 좀 본 것 같다. (그리고보니, 나 이 사람 영화 꽤 많이 봤네. 근데 진짜 웃기거든~ㅋㅋ)
암튼, 나는 꽤 재밌었는데, 다른 친구들은 뭐 이런 영화가 있냐, 피가 너무 많이 나온다며 싫어했다. (비디오로 봄) 하느님(GOD)역으로 앨라니스 모리셋이 나오기도 했음.
데스티네이션Final Destination
공포영화 꽤 좋아하고 즐기는데, 스크림 이후로 괜찮은 영화가 없었다. 이 영화 보면서 상당히 감탄했다. 동서양의 조합이랄까? 할리웃의 스케일, 각종효과와 동양적 사상이 결합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결국 죽을 놈은 죽게 되어있다는 동양적 사상?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사상? 말 안되나? 뭐 암튼, 꽤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다.
영화 보는 내내 긴장해서 극장에서 나올때는 어깨가 뻐근했으니까.
속편들은 좀 지루해서 챙겨보지 못했지만..
스크림 시리즈 : 위에서 스크림 이야기가 나와서 찾아보니, 2000년에 스크림3편도 개봉했었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1편은 집에서 보고 2,3편은 극장가서 챙겨봤던 거 같다. 아, 이런 공포영화는 이제 없나? 무섭기만 한게 아니라, 웃긴 공포영화로는 최고다!
2001년=>기억안남
2002년
어바웃어보이
닉 혼비보다 휴 그랜트 때문에 봤는데, 영화보고나서 감독이름을 알아서 작품을 찾아보니, High Fidelity(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도 있었다. 두 편 다 상당히 맘에 드는 영화.
어찌보면 빈둥대는 백수와 예민한 소년의 버디무비라고도 볼 수 있음.
이 영화로부터 몇 년 지나지 않았는데 마크(니콜라스 홀트)는 엄청나게 성장해서 이제는 청년이 되었다. 완전 훈남으로 성장한 마크. Skins 라는 드라마에서 바람둥이, 재수탱이로 나오는데, 그래도 멋있더라. 녀석의 영국 액센트가 귀에 콕콕 박히더라~크~
2003년=>기억안남
2004년
Before Sunset, 거미숲, 슈렉2, 러브 액츄얼리, 빵과 장미
Before Sunset
2004년 11월쯤 종로에 있는 극장에서 친구랑 본 거 같다. 같이 본 친구는 Before Sunrise도 안봤는데 괜찮을지 걱정했는데, 영화보고 나서 오히려 나보다 더 좋아했다. 나는 주인공들 이름(제시, 셀린느)도 잘 기억못했는데, 친구는 기억도 잘하고!
아, 그리고 영화 끝나고 화장실 가서 둘이 이런 저런 얘기하는데, 모르는 여자분이 이야기 도중 끼어들어와서, 화장실에서 짧게 영화에 대한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ㅎㅎ
Before Sunrise 때와는 달라진 주인공들의 얼굴에서 세월을 느꼈고, 영화 내내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는 이들의 "대화"가, 대화를 하며 만들어내는 그들만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치만, 영화가 아닌 실재라면 제시 부인이 너무 불쌍하다. 애도 낳고 나름 열심히 살아보려고 했을텐데, 남편은 밖에 나가서 옛날 여자나 만나서 신나있고...으휴.
거미숲(베스트까지는 아니지만, 한국영화를 하나 넣어야겠다는 압박감에..)
송일곤 감독이 좋았고, 감우성이 좋아서 찾아본 영화. (여자 주인공은 별로.)
일단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내지만, 조금 놓치면 이야기를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상당히 집중하면서 봤던 영화다. 영화니까 조금은 비현실적인 걸 보여줘도 됐을텐데 보기 싫은 현실로 이끌고가서 좀 슬펐다.
요즘.. 송일곤 감독은 뭐하지?
슈렉2
이건 친구랑 극장에서 박장대소하며 봤다. 영화취향이 까다로운 친구가 맘에 들어해서 더욱 기뻤던! 1편보다 2편이 더 재밌기도 했고. 재미의 원인은 아무래도 '장화신은 고양이'. 눈을 반짝이며 귀여운 척, 불쌍한 척 하는 그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 ㅋㅋ 참, 1편도 좋았는데, 피오나 공주가 마법에서 풀려서 미인이 되는 게 아니라 그 상태 그대로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3편에선 슈렉 베이비도 나오는데 역시 새끼들은 다 귀여운 거 같다 ㅎㅎ
러브 액츄얼리
이만한 염장 영화가 없다. 음악선곡도 좋았고, 배우들도 좋았다(특히 그 꼬마-토마스 생스터-가 상사병 걸려서 괴로워하는 게 너무 귀여웠다)
여러가지 사랑이야기가 나오는데, 총리(수상)과 비서, 소설가와 도우미, 두 꼬마, 상사와 부하의 불륜, 야한 영화의 단역배우 커플, 친구의 부인을 사랑하는 남자, 매니저를 사랑하는 스타, 회사 동료..등.
하여간 크리스마스 같은 때는 이런 영화가 좋은 거 같다. 행복해지기도 하고.
빵과 장미
이 영화는 비디오로 빌려서 한번 보고, 반납하기 전에 다시 한번 더 봤었다.
저 포스터는 좀 맘에 안들지만, 어쩔 수 없이 올림. 나는 굉장히 심각하게 봤는데(굳이 코미디 장르로 치자면 블랙코미디?), 포스터를 무슨 로맨틱 코미디물처럼 만들어놨다.
중요한 건, 인간에겐 빵도 장미도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 물론, 어느 학자가 주장하듯, 1차적 욕구가 충족되면 더 고차원의 욕구를 추구한다는 피라미드 이론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내가 바로 그 표본), 그 이론에 따른 '자아실현의 욕구'라는 건 실제로는 1차원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추구할 수 있다는 거다. 즉, 누구나 배고픔을 느끼듯,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느낄 줄 안다는 거다. 그 욕구를 무시하면 안된다는 거.
※내가 더 슬펐던 것은 노동자들의 전체 문제나 처우개선 등의 문제때문이 아니라, 주인공여자(마야)의 언니가 했던 말 때문이었다. 도망간 아버지때문에 생계수단이 없어진 그 열몇살 여자애가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아무말도 못하고 몸을 팔면서 가족들을 먹여살렸다고 얘기하는 부분이었다. 마야는 몰랐다고, 전혀 몰랐다고 했지만...사실은 알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
-다이어리에서
2005년
연애의 목적,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연애의 목적
뭐랄까, 연애의 목적은 홍상수 영화보다 덜 괴로운 현실적 연애이야기였달까. 홍(강혜정)의 '불면증'과 '닭강정'이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홍이 유림(박해일)을 싫다고 싫다고 하지만, 유림과 있을 때는 잠이 드는..알 수 없는 여자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여자인데도 여자 마음을 모르는 거?) 그치만 껄렁껄렁대는 박해일은 싫었음. 박해일은 그냥 선하고 맑은 역할 했으면 좋겠다. 굳이 악역을 하겠다면 악의 없이 사람들한테 폐 끼치는 캐릭터라든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
소피아 코폴라(女)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었는데, 영화를 보기 전에는 감독에 대해 전혀 모르다가, 나중에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이라는 걸 알았다. 아버지가 유명해서 딸도 빛을 받는 건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만 봤을때 나는 상당히 좋았다. 잘 짜여진 구성과 이야기 구조가 아닌 어설픈 맛도 좋았고 일본이라는 배경도 좋았다. 아마 스칼렛 요한슨이란 배우의 매력 때 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음에 드는 장면이 많았는데, 제일 맘에 든 건 빌 머레이가 스칼렛 요한슨의 발을 잡고 자는 저 장면(위 사진).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저렇게 한번 해봐야지 했는데, 시도조차 못해봤다. 아무래도 내가 저렇게 새우잠을 자는 게 불가능할 듯.
아래 사진은 헤어지면서 귓속말하는 장면.
분명 사랑한다고 했을 거 같다. (해피 엔딩 선호)
2006년
브로크백마운틴, 이터널 선샤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왕의 남자
브로크백마운틴
음악도 좋았고, 넓은 산과 들판의 모습도 좋았고, 배우들도 좋았다.
이 영화는 보기 전부터 울 것 같아서 일부러 혼자 보러 가서는 펑펑 울고 나왔다. 극장 안에는 나 말고도 더 펑펑 우는 사람이 있어서 덜 창피했고. 어떤 의미로는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영화다. 다시 보면 분명 또 엄청 괴롭게 울 것 같으므로. (라고 해도 2006년에도 이미 2번이나 봤었던.)
이터널 선샤인
뒤져보니 2005년에 처음 보고, 시네코아 고별전에 가서 또 봤다. 게다가 계속 혼자서. 2006년 당시의 내 상태를 다이어리에 "Iternal Sunshine Effect"라고 써놨었다. 전남친이랑 사귀기 전에 봤을 땐 울지 않았는데(극장에서 봤을 땐), 헤어지고나서 집에서 다시 봤을 땐 엄청 눈물이 쏟아져서 일시중지 시켜놓고 이불쓰고 엉엉 울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소설을 미리 읽었을 때, 강동원이 과연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특히 원래 강동원의 투박한 사투리가 맘에 들었다. 이나영은 내가 소설 읽으면서 상상한 것보다 너무 어려보였고.
왕의 남자 : 괜찮은 영화였다. 당시 사귀던 사람(전남친)이랑 봤는데 영화보면서 운다고 신기해했음.(근데 그 정도는 운 게 아니라, 글썽인 정도였다. 울면 장난 아니게 추함.)
2007년
두번째 사랑, 자아의 불일치, 카모메 식당
두번째 사랑
이거 포스팅할 당시에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지만, 소개팅했던 남자랑 봤었다. 이 영화를 볼 때까지만 해도 '어쩌면' 그 남자랑 그대로 잘 만날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쨌거나 나는 이 영화에 상당히 감동받았고, 그 남자는 잘 모르겠다는 감상이었다. 그 사람은 불륜에 초점을 맞췄고, 나는 연기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결국 사랑은 변하는 건가...라는 회의감도 드는군.
자아의 불일치
'터질꺼야'라는 웃기는 제목으로 나왔지만, 어쨌건 토룡주민들에게 꼭 추천하고싶은 영화. 극장에선 인기가 별로 없었던 모양인데, 이 영화는 '버럭'하는 성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적극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코엑스까지 혼자 가서 봤던 거 같다.
카모메 식당
지다님 추천으로 본 영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뭔가 비현실적이면서 단순한 대사처리가 맘에 들었다. 이건 집에서 봤는데, '안경'은 극장에 찾아가서 봤다.
수면의 과학 : 이 영화도 좋았지만, 베스트까지는 아니었다.
극락도 살인사건 : 상당히 맘에 들었지만, 한국영화는 '두번째 사랑'이 있었으므로 2위로 아쉽게 탈락.
타인의 삶 : 베스트로 치기에는 웃음이 부족했던 영화.
트랜스포머 : 블럭버스터 영화 중 최고. 2편 언제 나오지?
다이하드4.0 : 돌아온 존 맥클레인. 브루스 윌리스도 주사 맞나? 근육이~어이구야~..
2008년
추격자
5월 현재까지 부동의 1위(2008년 베스트 영화)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몇 달동안 이 영화보다 더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영화가 나오기를 바란다. (바빠서 극장엔 자주 못 갈 지언정.)
처음 본 연도가 생각안나는 영화들
4월 이야기, Before Sunrise, 와니와 준하, 미술관옆 동물원, 봄날은 간다
4월 이야기
이와이 슌지 영화는 과거를 아름답게 포장해서, '그때가 좋았지~' 라고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게 하는 힘이 있다. 이 영화는 다른 영화보다는 현재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역시 추억을 향수하게 했다.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고, 볼 때마다산뜻함이 느껴진다. 영화 끝부분의 비가 내리는 장면 때문일까?
우리의 새학기가 3월에 시작되는데 비해, 일본은 4월에 시작된다. 그래서 영화제목이 4월 이야기. 대학입학하고, 이사도 와서 혼자 자취하게 되는 우즈키(마츠 타카코)의 모습이 혼자살이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상당히 공감대가 형성될 거라 생각한다. 특히 내가 본격적으로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우즈키의 심경이 완전 이해됐다!
Before Sunrise
대학에 들어가면 당연히 여행을 많이 할 수 있고, 연애도 많이 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심어준 영화! 우연히 만난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거란 환상을 심어준 영화! (그러나 현실은 아흑!)
왼쪽 장면은 까페에서 전화놀이하는 장면. 역시 연애를 하면 저런 시덥지 않은 장난을 치게 되더라. 그리고 저런 장난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면 사귈 수 없음!
오른쪽 장면은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레코드가게의 음악감상실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서로를 몰래몰래 훔쳐보는 장면. 시선이 빗나가는 그 장면이 너무나 맘에 든다. 아마 둘 다 상대가 자신을 쳐다보는 걸 의식하고 있었을 거다. ㅋㅋ
daydream delusion
limousine eyelash
oh baby with your pretty face
drop a tear in my wine glass
look at those big eyes
see what you mean to me
sweet cakes and milkshakes
I'm a delusion angel
I'm a fantasy parade
I want you to know what I think
don't want you to guess anymore
You have no idea where I came from
we have no idea where we're going
lodged in life like branches in a river
flowing downstream caught in the current
I'll carry you
you'll carry me
that's how it could be
don't you know me
don't you know me by now....
강가를 걷던 두 주인공이 거리의 시인에게 받은 시
-다이어리에서
와니와 준하
김희선 때문에 안 보려고 했는데, 좋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봤었다. 과연, 예쁘고 순정만화 같은 영화였다. 음악도 좋고 >_<
굳이 털털한 척 하거나, 꾸며서 명랑쾌활한 연기를 보여주던 김희선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기뻤다.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게 많은데, 조승우(영민)가 김희선(와니)의 눈썹을 그려주던 장면. 와니랑 준하가 길에서 싸우는데, 길가던 고양이(?)가 차에 치었던 장면. 준하가 집을 비우면서 냉장고에 포스트잇으로 메모를 붙여놓았던 장면→와니가 준하의 빈자리를 느끼는 장면..등
(준하처럼 착한 남자랑 사귀면 참 좋겠지만, 아무래도 그런 사람은 없을 거 같아)
미술관옆 동물원
이 영화는 내 친구와 이름만 같은 주인공 춘희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좀 더럽고 게으르지만, 하는 짓이 완전 귀여운 춘희. (내 친구랑은 180도 다르다)
물을 컵에 안따라마시는 것도 귀여웠고, 남자 만난다고 목욕탕 가는 것도 귀여웠고, 옆의 사진처럼 우산 말린다고 햇볕나는데도 그냥 우산을 쓰고 가는 것도 귀여웠다.
항상 몇년 뒤의 내 나이를 생각해보면 끔찍했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됐을 때 담담할 수 있는 건 나이를 한 살씩 먹어서 인가 봐. 그럼 그 다음 나이가 그리 낯설지 만은 않거든.
-춘희의 대사 중에서
봄날은 간다
어릴 때는 영화 속 상우처럼,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사랑도 당연히 변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향으로 변하느냐의 차이지만. 사랑이 어느 순간 집착이 되고, 미련이 되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보고 나면 마음이 스산해지는데, 영화 내용도 내용이지만, 아무래도 영화 속에서 들렸던 대나무 숲의 소리, 바닷가에서 파도 부서지는 소리, 갈대밭에서 나는 소리가 마음에 남아서 그런 거 같다.
어이구야...이로써 2주간의 대작(?)이 끝났다.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베스트 영화가 하나둘 더 늘어난 거 같다.
이거 다 읽으신 분에게 감사의 상품이라도 드려야되는 거 아닐까 몰라. ㅋㅋ
트랙백 주소 :: http://respirit.tistory.com/trackback/353